리더십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다가 읽게된 내용인데요. 읽다보니 재밌는 부분들이 많아서 스크랩 했어요.
캐릭터에 숨겨진 비밀, 미래형 리더가 보인다.
세계적인 소설가 셰익스피어나 <해리포터>시리즈의 작가 조안 롤링, 상상 속의 세계를 더 과감하게 현실로 끌어오는 천재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미키 마우스를 그린 전설적인 만화가 어브 어웍스(미키 마우스는 월트 디즈니가 그린 것이 아님) 등에 세계는 열광한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이 만들어낸 캐릭터에 매료돼 그들이 만든 상상 속 세계가 현실에서 일어나주길 갈망한다.
왜일까. 월간 <리더피아>는 이 점에 주목해보기로 했다. 과연 우리가 봐온 주인공들의 모습은 실로 다양하다. 다양한 삶을 사는 주인공 모습을 통해 실제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데 지혜를 얻곤 한다. 이 묘한 마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시대를 초월해 인기를 구가하는 소설, 영화, 만화 속 주인공들에겐 어쩌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미래형 리더십이 숨어있는 것이 아닐까. 그 궁금증을 풀어봤다.
Editor 조현영 편집장, 김혜진-김병호 기자
우리는 미래와 소통하기 위해 현재 그리고, 과거와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우리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리더십은 분명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그 연결 고리를 ‘문화’ 라는 콘텐츠 안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문화라는 큰 범주에서 줄거리를 갖고 있는 극의 성격을 띤 장르, 즉 주인공들을 통해 대조시켜보도록 하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문화 예술의 분류인 동시에 가장 대중들과 친밀도가 높은 조건을 갖춘 분야를 크게 소설, 영화, 드라마, 만화로 나눠 보았다. 이 안에서 우리의 리더를 미리 조명할 수 있다는 명제 자체가 흥미로울 수도, 혹은 터무니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라. 소설이나 영화, 만화 등이 이 사회와 동떨어진 무의미한 개체가 아니다. 우리가 바보상자라고 부르는 TV 속에서도 분명 21세기를 주도할 리더십이 존재한다. 그것이 대중문화가 갖는 저력이며 그렇기에 이런 명제가 가능한 것이다.
창조적 상상력에 리더십 해답 있다
전세계적으로 문화 강국을 만들기 위한 투자는 거대하다. 미국에서는 이미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고 부를 만큼 문화 존재 가치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할리우드 영화 산업은 군수 산업과 IT 산업 다음으로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기둥이고, 영국 역시 문화에 관련된 산업을 두고 ‘창조 산업’이라고 말한다. 일본에서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라고 부를 만큼 문화의 콘텐츠는 미래 전략 산업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문화를 산업의 일환으로 본 경우이고, 리더십 이론과 접목 시킨다면 또 다른 리더십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문화 콘텐츠는 스토리를 갖추고 있고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삶은 각양각색이다. 읽고, 보고, 듣는 이로 하여금 많은 공감각적 심상을 불러일으킨다. 솔직하고 호소력 있는 캐릭터일수록 그 영역대는 더욱 넓어지게 된다. 인간을 어느 한 가지 모습으로 정의할 수 없다. 자신이 경험한 인간의 모습 그 이상으로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다양한 균열과 대립등 본질적인 차이에 관한 고민을 떨칠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캐릭터의 삶에 집중하기도 하고, 몰입해가며 개인의 바람을 캐릭터 안에 투영시키고자 하는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는 시대를 초월해 사회가 필요한 리더십이 요구될 때 과거의 캐릭터가 나오기도, 또 현재의 캐릭터가 한없이 나쁜 리더로 전락할 수 있는 융통성이 특징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인기가식지 않은 캐릭터도 있는가 하면, 오늘날의 현실과 이제서야 맞아 떨어져 뒤늦은 인기를 얻게 되는 늦둥이 캐릭터들도 있다는 것이다.
먼저 우리가 미래형 리더십의 4가지 분류부터 살펴보자.
첫 번째 리더십 유형은 사회변혁형이다.
사회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진화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의 새 바람이 필요하다. 그것을 주도하는 인물은 시대를 막론하고 공존한다. 우리는 마음 속 깊숙이 영웅을 원하고 있고, 또 실제로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이끄는 영웅이 필요하다. 이들은 계몽적인 성향, 히어로 성격이 강한 것이 특징인데, 어떤 가치를 대변하고 자신들만의 열정을 좇아 사회가 변화하도록 힘을 싣는다. 변화를 위해 두려움은 방해 요소가 될 뿐이다. 당신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그들은 알고 있고, 용기를 내어 문제에 정면 돌파한다. 이렇게 변화를 꾀하는 리더들은 결코 자기 중심적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리더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바로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라는 것이다. 상대방 역시 낙천주의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영감이 담긴 이야기를 한다. 두려움은 변화를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을 절대적으로 고수하는 리더십 유형이다.
두 번째 리더십 유형은 소울매니저형이다.
감성을 터치하고, 전인격적인 부분을 매니지먼트해주는 역할을 하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서번트 리더십과는 조금 그 개념을 달리한다. 서번트 리더십은 봉사와 섬김이라는 대표적인 성격을 내포하는데 구성원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과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함께 이뤄질 때 조직원들의 성과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봉사와 섬김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조직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 때 찬밥 신세가 되기도 했었지만 서번트 리더십은 아예 필수 기초 덕목이 될 만큼 중요해졌다. 그 개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 소울 매니저형이다.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리더로 훌쩍 성장할 수 있다. 남을 리더로 만들어주는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하는 유형이 바로 소울매니저형이다. 훌륭한 인품과 신뢰를 바탕으로 상하 수직적 개념과는 정반대로 정신적인 친구이자, 가이드가 돼주는 리더십 유형이다.
세 번째는 셀프리더형 리더십이다.
‘자기절제’ 의 또 다른 말은 셀프 리더십이다. 주어진 인생의 큰 틀을 개인이 주도 면밀하게 이끌고 책임지는데 탁월하다.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상은 스스로 돕는 자에게만 진정한 도움이 주어진다’ 고 했다. 사실상 리더에게서 가장 큰 장애물은 자기 자신일 수 있다. 자신이 쳐놓은 자기 의심 때문에 뒷걸음질친다. 옳은 일이 어려운 일인 경우로 이어지는 때가 많다 보니 할수 없다고 지레 겁을 먹고 두려워하면서 결국 타협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셀프 리더십은 과거에도 존재해왔지만 미래에도 단연 빠질 수 없는 미래형 리더십이 되기에 충분하다. 무자비한 자기 검열을 하는 리더만이 자신 앞에 놓인 장애물을 폐기처분 시킬 수 있다. 고립되지 않고, 중독되지 않으면서 성공으로 갈 수 있는 비결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세우기 위한 엄격한 기준을 세워놓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네 번째 리더십 유형은 카리스마형이다.
카리스마형 리더십이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고 여길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 이것을 맨 마지막 유형에 분류한 이유도 여기 있다. 리더십 유형에 복고 스타일이 있다는 설명이 조금 어폐가 있지만 결국 ‘나를 따르라’ 식의 공격적인 카리스마형 리더십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필수 리더십 유형이 되는 데 빠질 수 없는 항목이다. 현명한 리더에게 용기가 없다면 그 리더십은 무용지물이다. 과감한 결단으로 자신을 믿고 따를 수 있는 카리스마가 더욱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옳지 않은 것을 무조건 따르라는 고집불통 리더십이 아니라 가치의 선을 타협하지 않고, 넘어서는 용기를 발휘하는 것을 진정한 카리스마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군사적 천재로 손꼽히는 알렉산드로스는 전형적인 카리스마형 리더이다. 그는 언제나 전투에서 진두지휘를 했다. 항상 맨 앞에서 적진을 향해 돌격했다. “전체적인 힘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의 용기를 믿어라”라는 부친의 가르침대로 전투를 수행했다. 용감한 사람에게는 결코 불가능이 없고 비겁한 자에게는 가능한 것이 없다는 것이 그의 신조였다. 누군가 대신 뭔가 해주길 기대하고 있지 않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공격적이지만 현명하다. 용감하면서 훌륭한 싸움을 즐기는 자들이 바로 카리스마형 리더이다.
문화, 과거를 되짚어 미래와 소통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만화를 보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 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 볼 때 특히 대중과 친숙한 분야의 문화 콘텐츠는 삶과 사유의 방식, 그리고 삶의 질적인 문제로까지 확장시켜 보여준다. 문화는 사회 변동과 미래 트렌드를 읽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문화는 자유를 실현하는 장이기도 하며, 결과이자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과정이다. 문화는 창작이고 창조 행위이고, 그래서 자유롭고 진취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것이다. 인간의 영역에서 100% 창조 행위의 결과물은 바로 문화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문화의 속성이다. 문화적 가치와 인류 발전이 함께 이뤄진 것은 이미 학계 이론을 통해 밝혀져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내용과 형식이 서로 맞아 떨어지되, 그 내용물이 바뀌면 그것을 담는 그릇도 바뀌어야 한다. 새로운 콘텐츠나 문화는 그에 걸맞은 문화가 담겨야 하는 것이다. 자유롭게 소통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새로운 이론들이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것을 트렌드라고 생각하지만 트렌드는 현재 유행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의미하는 것이다. 단기 변동을 초월해 지속적으로 장기적인 경향을 뜻한다.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것인데 변화는 기술로부터 시작해 문화 변동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므로 기술 변동을 추적하다 보면 문화가 보이고, 그래서 기술과 문화는 분리될 수 없다.
문학의 스토리를 갖고 주로 이야기 했지만 영화나 만화 역시 소설과 같은 문학적 텍스트의 연장선 상에 있다. 단지 그것을 표현해내는 도구로서의 기능이 다를 뿐이다.
만화의 경우 소설이나 영화보다 저급하게 취급 받는 때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 만화의 역사만 봐도 그 안에 시대적 흐름과 당시 시대가 원하는 리더의 표상이 있었다는 것을 금세 발견할 수 있다. 그야말로 일그러지고 비틀어져 버린 열정과 애환이 투영돼 소설이나 영화라는 장르보다 더 친밀하게 대중들과 섞일 수 있었다. 1912년 김용환의 만화 <코주부 삼국지> 는 소설 삼국지가 모티브가 돼 역사 속 리더십을 재창출해냈다. 글이 사건 전개의 중심이 아니라 캐릭터의 표정과 동작, 말투가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했다. 전적으로 캐릭터 안에 정확한 이미지가 만들어지도록 차별화를 두었다.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탄생한 김성환의 <고바우 영감> 은 부패한 자유당 정권의 실상을 촌철살인의 붓으로 헤집어 놓았다. 신랄한 사회풍자 만화로 유명세를 떨쳤고, 사전 검열까지 당하기도 할 만큼 사회적인 힘을 가진 도구였다. 1960년대를 이끈 임창의 <땡이> 시리즈는 당시 세대들에게 매우 각별한 존재다. 착하고 심지 곧은 소년 땡이가 인기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회에 대한 희망의 빛을 갈망하는 대중들의 바람 때문이었다. 1970년대 배회하는 군상을 대표하는 강철수의 <발바리> 시리즈, 분단의 아픔을 담은 허영만의 <오! 한강>, 1980년대 ‘하면 된다’ 는 시대 슬로건을 아주 잘 반영한 이진주의 <달려라 하니> 등에는 사회가 어떤 변화를 추구하고, 무엇에 목말라 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주인공 하니는 셀프 리더형 리더십을 보이고 있으며, 하니의 담임 홍두깨 선생님은 소울 매니저형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또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은 만화가 대중 매체를 움직이고 선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잘 보여준 성공 사례다. 제대로 된 그림과 탄탄한 스토리가 바로 원소스 멀티유즈(OSMU; One Souce Multi Use)로서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스토리텔링은 또 다른 산업화 전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몇 해 전부터 기업에서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경영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기업 문화를 만드는데 스토리를 택한 것이다. 스토리텔링이란 이런 것이다.
# 그 날 오후는 미국 작은 도시에 위치한 도미노피자가 이례적으로 바쁜 날이었습니다. 정신 없이 쏟아지는 주문 때문에 주방은 눈코 뜰 새없이 바빴으며, 푸른 유니폼을 입은 종업원들은 배고픈 고객을 위해 뛰어다녔습니다. 바로 그때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피자 반죽이 거의 바닥이 난 것입니다. 그 때까지 추세라면 곧 반죽이 떨어져 더는 피자를 만들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재빠른 대응이 필요했습니다. 매니저가 미국의 물류 담당 부사장에게 전화를 해 현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부사장은 약속대로 피자를 받지 못해 언짢아할 고객들을 생각하자 식은 땀이 흘렀습니다. 부사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직원들이 피자 가게에서 점점 줄어가는 반죽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힘들게 싸우는 동안 피자 반죽을 실은 민간 항공기가 투입됐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모든 노력은 헛수고가 되고 말았습니다. 민간 항공기를 투입했지만 제시간에 반죽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날 밤 도미노 피자는 많은 굶주린 고객들을 실망시켰고 그 후한 달간 도미노 피자 직원들은 검은 색추도 띠를 매고 근무했습니다.
도미노피자가 가진 시간에 대한 철두철미함의 가치를 스토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고객과의 약속과 책임감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타 업계와 실질적인 비교는 하지 않았지만 브랜드 가치를 분명하게 가르쳐주는 데 사용됐다. 강한 신념과 메시지가 표현됐으며, 정체성을 명확하게 정립해주고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스토리텔링이라는 기법이 우리를 인간이라는 존재로 규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폴오스터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스토리를 만들고 전달하는 것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우리의 삶에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기업의 가치를 설명하는 데 스토리를 통해 형상을 드러내면 추상적 개념을 구체화할 수 있다. 스토리의 기본 구성 요소로는 목표, 적대 세력, 주인공, 조력자, 후원자, 수혜자 등의 등장요소가 나온다. 여기서 고전적인 영웅의 모습을 활용하기도 하고, 또 나약한 사회적 약자를 등장 시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며, 정서적으로 위로를 해줄 수 있도록 하는 소울 매니저형이나 개인 스스로의 삶을 명쾌하게 경영하는 셀프 리더형 인물 등이 등장한다. 이것은 기존의 텍스트 문학에서 갖고 있는 보편 타당한 법칙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있는 것들을 끌어다 쓴 것이라할 수 있다. 과거 기존의 기업 가치를 정할 때 실제적인콘텐츠 보다 몇 개의 단어들로 이뤄진 것을 핵심 가치로 삼았다. 그러나 기업의 진정한 의미를 부각 시키기는 커녕 희미하게 만드는데 그칠 뿐이었다. 오늘날에는 여기에 스토리를 그리고, 동기부여가 되도록 관계 공감을 제공해 이성과 감성에 호소할 수 있도록 한다. 그것이 바로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기본 골조가 된다. 스토리와 그 안에 있는 캐릭터는 삶을 살면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데 보다 유용한 도구가 돼 준다. 또 안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쉬워진다. 강력하면서도 보편적인 메시지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같은 생각 아래 하나의 공통된 비전을 공유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을 살아내는 ‘명품인간’ 이 미래형 리더
우리는 여기서 왜 이 4가지 유형의 캐릭터가 미래형 리더십 인지 조금더 명확한 해답을 원할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의 일화다. 이 회장은 밀레니엄 시대를 대비하면서 임직원들에게 요구했던 사안이 있다. 앞으로 5년, 10년 후의 새 시대를 이끌 프로젝트를 예상해 오라는 것. 임직원들은 IT나 바이오 등 첨단 기술을 운운하며 새시대에 맞설 대안들을 갖고 다시 이 회장 앞에섰다. 하지만 거기에는 이회장이 원하는 답이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이 회장은 단 6개월 앞도 내다보지 못할 시대에 사는데 그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에 대비하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천재 경영론’ 의 유명한 일화다. 발상의 사고가 자유로운 사람이야말로 미래, 변화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에 미래형 리더십도 그 맥을 같이 한다. 사회 변혁형, 소울 매니저형, 셀프 리더형, 카리스마형 등 각각의 특성들을 종합해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이들은 자신만의 ‘지혜’ 로 상황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가졌다. 위기가 닥쳐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게 바로 사람이고, 리더십이다. 이런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야말로 미래형 리더십의가장 근간이되는 것이다. 아일랜드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고목나무가 한 그루가 서 있는 황량한 길가에서 비슷한 처지의 두 사람이 ‘고도’ 라는 미지의 인물이 나타나 그들을 구원해 줄 것을 기다리며 나누는 대화와 사건들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고도’ 를 많은 사람들이 자유, 해방, 개혁 등 무수히 많은 추측을 했지만 정작 저자마저도 고도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았다. 그저 웃고 즐긴 후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을 뿐이다. 텍스트와 캐릭터를 해석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고, 이 해석은 수세기가 지난 어느날 아니, 지금 이 순간이라도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 텍스트와 캐릭터가 가진 매력이다. 앞으로 나올 캐릭터, 즉 미래형 리더십에 속하는 인물들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고도’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 이라는 선물을 가장 효과적으로 살아내는, 장인의 정신이 깃든, 그야말로 ‘명품(名品) 인간’ 이다. 자신만이 소화할 수 있는 오늘을 살아낸 4가지 인물의 유형이 진정한 내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라
‘내’ 가 중요해지는 요즘, 역설적으로 ‘우리’ 를 생각할 줄 아는 리더에 더욱 열광한다. 사회의 많은 부패와 비리를 없애고 정의가 넘치는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영웅을 꿈꾼다. 그렇다고 수퍼맨, 배트맨과 같은 수퍼 히어로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권력과 지위를 갖은높은 사람도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리더는 변화를 통해 망을 만들어내는 리더다.
작품 소설 <인간시장>
캐릭터 장총찬
당당함의 비결은 정당함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인간시장>은 김홍신 작가가 1981년 군계엄 시절, 엄격한 검열을 교묘하게 피해 어렵게 발간한 책이다. 당시 군, 정치, 재벌, 언론사, 종교 등 사회 전분야에 걸친 비리와 부패를 안 건드린 곳이 없기 때문에 김홍신 작가는 이 책을 발간하고 많은 협박에 시달렸다고 한다. 장총찬이 떼강도, 신종 사기꾼, 강간범, 인신매매 등 1980년데 들끓던 범죄와 각종 비리로부터 약자를 보호하며 벌어지는 일들이 소설 <인간시장>의 줄거리다. 부조리한 권력층에 염증을 느끼던 국민은 인간시장의 장총찬의 등장은 대리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인간시장>은 당시 폭발적인 호응과 인기를 누리며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오랫 동안 사랑받았다.
장총찬은 기찻길 옆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대학 역시 4전 3패 1승이란 각고 끝에 2류 대학 법학과에 간신히 입학했다. 가진 것도 없고 잘난 것도 없는, 어찌 보면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용기, 포기할 줄 모르는 신념이 얼마나 큰힘을 갖고 있는지 장총찬을 통해 알 수 있다. 장총찬의 가장 큰 매력은 휴머니즘에 기초한 정의감이다. 그는 권력과 재력을 가진 자들이 약자를 괴롭히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다. 자신의 상대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진 것을 계산하기보다 그들이 저지르는 비리와 부패에 주목한다. 힘이 많든 적든 그들이 정당하지 못한 이상 그들은 더 이상 진정한 강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총찬은 한번 시작했으면 끝을 보는 집요함으로 그들의 약점을 파헤쳐 사건을 해결한다. 자신의 간통을 숨기기 위해 역으로 부인에게 간통을 뒤집어씌운 유명인, 자신의 권력을 위해 남에게 횡령혐의를 뒤집어 쓰인 이사장 등의 죄를 낱낱이 밝혀 내는 일이 장총찬의 특기이자 주된일과이다. 강자의 비리를 파헤치고 난 이후, 장총찬은 해결 방법은 비교적 현실적이다. 서두에 ‘닥치는 대로 휘젓고 돌아가니 판이다. 그래서 세상을 좀더 환히 알고 난 뒤에 내 꿈을 펼쳐 나갈 심산이다’ 라고 말한 것과 같이 그는 사건과 사고에 직접 끼어들어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이 무엇이며 한계가 무엇인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뒤엎거나 법에 의한 심판을 하기보다 현실에서 가능한 방식으로, 약자에게 더욱 유리하도록 결론을 맺는다. 예를 들어 성매매 여성을 도와주는 방식이 그렇다. 1980년대 당시 급격한 경제 성장을 거두면서 한국은 성매매가 판을 치고 다녔다. 가난한 집안 때문에 온 여성도 있었고 공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사기 당해 그 곳으로 온 여성도 있었다. 장총찬은 그들을 범법행위를 하는 범죄자로 보기 보다 사회적 약자요 피해자로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이 세계에 들어와 이일을 하는 이상 그들이 착취를 덜 당하도록, 그곳에서 자신의 힘으로 빠져 나오도록 도와주는 것이 장총찬식 해결방법이다. 장총찬은 또한 약자를 도와준 대가를 받지 않는다. 약자를 괴롭히는 권력자, 재력가들은 항상 돈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때문에 장총찬 자신이 돈을 얼마든지 뜯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장총찬은 자신을 위해서는 절대 돈을 받지 않는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내가 되긴 싫었다. 정당한 방법으로 승부를 보고 싶었다. 막상 맞붙었을 때 상대방이 비겁하게 나오지 않는 한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강자에게 편의나 비리를 눈감아주는 것을 대가로 돈을 받으면 자신 역시 똑같은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 장총찬은 떳떳하기 위해, 당당하기 위해 돈과 권력을 멀리했다. 기초가 탄탄해야 오래 간다 우리 사회에 장총찬처럼 모든 사건과 사고를 해결해주는 사람이 나타나기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장총찬의 역할을 해낼 리더들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와 도덕의 가치가 희미해져 가고 있지만 그 중요성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정의는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기초적인 바탕이 되는 부분이다. 그런 기초가 제대로 서 있지 못하면 성장은 커녕 제대로 돌아가지조차 못한다. 리더가 정당성을 잃어버리면 언젠가 무너질 구멍을 만들어 놓는 것과 마찬가지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성을 쌓고 있는 권력자와 재력가들이 지금 당장은 무너지질 것 같아 보이지 않지만 결국에는 무너지게 돼 있다. 그렇기에 그들의 강함은 시간이 지나면 상하는 우유처럼 유효기간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작품 영화 <공공의 적>
캐릭터 강철중
질긴 실행력이 변화를 이룬다
2002년에 개봉한 <공공의 적>은 강우석 감독의 작품으로 연기파 배우인 설경구, 이성재가 주인공인 공으로 경찰과 범죄자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담은영화다. 영화는 강철중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경찰은 모자라는 물로 불을 끄는 것과 같다. 물을 길어올 때 쯤이면 불은 언제나 그대로 다시 붙어있는 거다. 탐문하고 예방하며 눈만뜨면 깡패를 잡아 넣지만 그래도 사건들은 꺼지지 않는 불처럼 지겹게 반복된다. 잦은 위험속에 두려움을 느낄새도 없이 경찰들은 날마다 상처만 늘어간다. 경찰이 된지 12년, 경찰은 달라진게 없다. 박봉에 시달리고 길바닥 경찰서에서 밤을 지샌다. 대한민국경찰들은 너무 힘들고 바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강력반 형사 강철중은 아시안게임 복싱 은메달 리스트로 경사에 특채된 형사다. 경력 12년차 형사 철중은 그 동안 아무것도 한일이 없다. 남들이 2단계 진급할 때 철중은 두단계 강등될 정도다. 마약범들과 싸워서 얼굴이 엉망이 된 그는 가방에 3킬로그램이나되는 마약을 뺏어와서 집 안 장독대에 숨겨두고 자신이 아는 범죄자에게 팔아 달라고 협박하는 부패하고 무능력한 형사다. 철중의 어머니 역시 그에게 “경찰인지, 깡패인지” 라고 할 정도다.
형사이지만 그 역시 강패 수준으로 깡패들을 다룬다는 것은 그의 대사를 통해알 수 있다.
“형이 돈 없다 그래서 패고, 말 안 듣는다 그래서 패고, 어떤 새끼는 얼굴이 기분 나빠서 패고…. 이렇게 형한테 맞은 애들이 사열종대 앉아 번호로 연병장 두 바퀴야. 지금 형이 기분이 괜찮거든, 좋은 기회잖냐 그니까 조용히 따라와라.”
행색은 거의 지하철 행려병자 수준이고, 컴퓨터를 다루지 못해 조서를 꾸밀 때, 모나미 볼펜으로 서투른 글씨를 쓴다. 범인 잡는 것에 관심이 없다 보니 그의 서랍에는 모나미 볼펜 한 자루만 있을 뿐이다. 그런 철중을 보다 못해 신임 반장은 아무나 잡아 오라고 한다. 비리 형사, 부패 형사 강철중은 진짜로 ‘아무나’ 잡아 들여서는 빈집털이 범으로 만들려고 한다. 영화를 여기까지 본다면 강철중은 형사로서의 직업의식이라곤 전혀없는 인물로 비쳐진다. 그러나, ‘ 조규환’ 이란 진짜 악당을 만나면서 강철중은 진짜형사로 변신한다.
규환과 철중의 만남은 규환이 부모를 살해하던 밤이다. 비 오는 날, 잠복근무를 하던 철중은 똥이 마려워서 이집 저집을 돌아다니다가 안되니까 골목에서 일을 본다. 일을 마치고 일어나던 철중은 규환과 부딪치게 되고 철중은 자기 똥을 손에 묻히게 된다. 화가 난 철중이 규환의 머리를 두들겨 팬다. 머리를 때리는 철중에게 규환은 칼로 철중의 얼굴에 커다란 흉터를 남긴다. 이때 규환은 자신의 부모를 칼로 난자해서 죽이고 나오는 길이었다. 공공의 적으로 그려지는 규환은 ’사람 죽이는데 이유가 꼭 필요하냐’ 라는 말을 할정도로 잔혹한 놈이다. 부모뿐만 아니라 접촉사고 때 자신에게 화를 낸 택시기사, 식당에서 부딪혀서 음식물을 옷에 흘리게 한 중년 남자도 죽인다. 직업은 펀드 매니저이고 겉보기에는 매우 깔끔한 사람이지만 악마성을 띠고있는 인물이다. 철중이 규환을 쫓으면서 부터 영화는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한다. 철중이 규환을 쫓는 처음의 동기는 자신에게 상처를 냈다는 개인적인 억하심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점차 규환의 범죄를 알아가면서 철중은 개인적인 원한이 아닌 ‘공공의 적’ 이라고 규정하고 개인적 분노를 넘어 ‘공적인 의무’ 로 의식 전환을 하게 된다. “사람이 무고한 사람을 누군가를 놀리기 위해 죽여서는 절대 안된다. 이럴 순 없는 거다. 나도 안다. 기계공고 다닐 때 커닝해서 꼴등에서 두번째 했던 나도 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이 아무런 이유없이 장난으로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 개새끼가 개새끼가 아닌 정말 사람 새끼라면 내 씨발 개새끼를 이유있게 한번 죽여볼란다.” 철중은 규환을 잡기 위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끈질기게 쫓는 지독한 형사가 된다. 그러나, 그 과정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 아무도 믿어 주지않을 만큼 규환은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았고 사회적으로 의심 받기도 힘든 버젓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철중의 수사는 이러한 규환의 방해로 교통과로 보내진다. 철중은 비록 교통과에 있지만 살인 사건의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하다 드디어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규환을 검거하는데 성공한다.
문제는 실행력과 의지
정의는 어떻게해야 실현되는 걸까? 질문의 답은 <공공의 적> 강철중을 통해 알 수 있다. 사회 공공성에 어긋나는 것을 볼 때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에서는 욱하고 치솟는 정의감이 샘솟게 된다. 문제는 실행력과 의지다. 주위의 반대도, 압력도, 심지어 자신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도 철중은 공공의 적을 벌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교통과로 강등돼도 강철중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공공의 적은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회를 바꾸는 것은 변화에는 언제든 희생이 따르게 되어있다. 그 희생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지키는 강철중 형사. 악착같이 범인을 잡는 형사. 철중의 말대로 범죄자들에게“걸리면 죽는다”는 두려움의 존재가되는 형사.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작품 원피스(One P iece)
캐릭터 몽키 D.루피
변화의 책임은 리더에게 있다
원피스는 오다 에이이치로가 쓴 일본 만화다. 1997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2권까지 나왔고 지금도 발간중에 있다. 원피스는 가장 짧은 기간에 많이 팔린 만화책으로 전 세계적으로 1억 부 가량이 팔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영화로도 만들어진 원피스는 한국에서도 KBS를 비롯해 투니버스, 애니원 등 각종 케이블 방송국에서도 방영한바 있다.
실패의 두려움이 없는 루피
이 만화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해적왕’ 을 꿈꾸는 루피가 꿈을 이루기위해 해적이돼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다.‘ 위대한 항로’라고 불리는 바다는 각 섬마다 각양각색의 특징들을 갖고 있다. 어떤 섬은 소인들이 살고있으며 어떤 섬은 거인이 살고 있기도 하고 어떤 섬은 바다가 아닌 하늘에 떠 있다. 또한 ‘나무나무’ 라는 능력의 열매를 먹은 각종 특이한 인물들이 나온다. 그야말로 현실에는 없는 상상 속의 세계다. 이 상상의 세계에는 수많은 악인들이 존재하고 그들에게 억압받는 착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만화의 주인공 루피는 해적이라는 뜻과는 다르게 나쁜 짓을 일삼는 악인을 물리치고 약하고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는 인물이다. 역설적으로 루피를 잡기 위해 쫓아다니는 해군은 약한 자들을 괴롭히는 악의 축으로, 바다의 평화를 수호한다며 정작 자신이 가진힘과 권력을 이용해 약한자와 소외된 자들을 괴롭힌다. 루피가 이끄는 ‘밀짚모자’ 선원은 모두 8명이다. 전투원 조로, 항해사 나미, 저격수 우솝, 요리사 상디, 의사 쵸파, 고고학자 로빈, 조선공 프랑키 등으로 이뤄졌다. 처음 시작은 루피 혼자지만 항해를 통해 동료를 구하면서 늘어나게 됐다. 아직도 선원 모집은 계속되고 있기에 동료는 더 늘어날 것이다. 오지랖이 넓은 루피는 항해를 하면 만난 사람들이 도와달라고만하면 무조건 뛰어는 예스맨이다. 자신과 아무런 연고도 없고 처음 만난 사이더라도 상관없다. 해골 모양 ‘브룩’ 과의 만남이 그렇다. 바다 한 가운데에서 만난 브룩은 닥터 호크만이란 인물에게 그림자를 빼앗겨 햇빛에 닿으면 죽는 운명이 됐다. 이것을 들은 루피는 유령 섬에 가게 되고 브룩의 그림자를 찾으러 닥터 호크만과 싸운다. 그와 싸우면서 자신도 닥터 호크만에게 그림자를 빼앗기고 동료들 마저 위험에 빠지게 되지만 루피에게 절대 ‘포기’ 란 있을 수 없다. 끈질기게 싸우고 싸워 결국 승리한다. 전체 줄거리는 거의 이와 비슷하다. 약한 사람이 나오고, 이를 괴롭히는 강자가 나오고, 이를 루피가 무찌르는 내용의 반복이다. 소년처럼 언제나 모험과 꿈을 원하는 선장 루피는 두려움이 없다. 미지의 땅, 흥미로운 인물, 그리고 진귀한 것에 대한 호기심이 루피를 이끈다. 꿈에 살고 꿈에 죽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굳센 각오로 돌진한다. ‘해적왕’ 이되는 길이 험난하지만 그 길마저 즐기며 걸어가는, 자유분방함과 여유로움이 루피의 특징이다.
8명의 동료를 이끄는 루피 리더십의 핵심은 가장 어려운 일을 맡는 책임감이다. 먹는 것을 좋아하고 쉽게 감정에 휩쓸려서 가끔은 우습게 보이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는 리더로서의 판단을 흐리지 않는다. 각자 맡아야 할 일들을 명령하고 자신은 가장 어려운 일을 맡는다. 실패에 대한 가능성은 그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지켜야 할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대한 애정과 믿음은 루피에게 힘을 얹어주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기에 때론 동료들은 모두 제멋대로 막무가내인 듯 보여도 루피가 지시하는 것은 순종하며 기쁘게 따라간다. 루피를 속이기 위해 동료로 들어온 루빈’은 루피의 이러한 리더십에 반해 결국 그의 진정한 동료로 거듭나게된다.
“만약 당신이 팀장이라면, 실수를 저지른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당신 책임 하에 벌어진 일은 모두 당신 책임이다. 당신이 다른 사람을 탓하면, 당신은 팀이나 조직을 이끌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찍힌다. 반대로 그 문제를 자신의 책임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이면, 경영진들은 당신에게서 리더의 모습을 본다.” -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은 50가지> -
리더가 된다는 것은 책임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 어떠한 희생이 있어도 리더를 따라가게 한다. 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그에 대한 책임질 준비를 하라. 그래야 조직원은 안심하고 변화와 개혁을 일으킬 수 있다.
겉모습 아닌 속마음에 집중하라
미래의 시대는 창조와 상상이 중요한 ‘감성의 시대’ 라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관건은 잠재돼 있는 창조와 상상의 능력을 어떻게 끌어내느냐다. 몇 년간 멘토가 유행처럼 번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소울 매니저형이 바로 이 유형과 같은 축을 그린다. 능력과 기술을 향상시키기보다 삶 전체를 지혜롭게 살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소울 매니저형 리더십이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이는 전인격적으로 정신적 교감이 있어야만 진정한 잠재력을 끄집어 낼수 있다.
작품: 소설 <죽은 시인의 사회>
캐릭터: 존 키팅
창조적 인재는 깨진 틀을 통해 탄생
<죽은 시인의 사회>의 배경은 미국의 명문 사립 고등학교인 ‘웰튼 아카데미’ 이다. 웰튼 아카데미의 교훈은 ‘전통, 명예, 규율, 최고’ 이 네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명문대에 한 명이라도 더 입학하는 것이 목표다. 이런 완고한 학교에 존 키팅이란 젊은 국어 선생이 부임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존 키팅 선생이 이 학교에 오게 된 것은 이유는 단순하다. 존 키팅 역시 웰튼 아카데미를 졸업했고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해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낸 수재 중의 수재였기 때문이다. 웰튼 아카데미의 교장은 존 키팅 선생의 이러한 경력 덕분에 웰튼 학생들을 더 많이 아이비리그에 입학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키팅 선생은 첫시간부터 ‘현재를 즐기라(카르페디엠)’ 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 평생의 꿈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대부분 지난 세월을 아쉬워하며 세상을 떠나 무덤 속으로 사라져 갔다. 능력과 시간이 없어서 그랬을까? 천만에! 그들은 성공이라는 전지전능한 신을 뒤쫓는데 급급해 소년시절 품었던 꿈을 헛되이 써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카르페디엠! 오늘을 즐겨라, 자신의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지마라!” 키팅 선생님은 맹목적인 공부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는 창조적인 삶을 위한 공부를 할 것을 가르친다. 주체적인 판단을 가로 막는 억압과 굴절된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독립적인, 개성이 강한 인간이 되기를 가르친다. 스스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자신 있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는 것이 키팅 선생의 교육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면 교탁 위로 올라가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내가 교탁 위로 뛰어 올라왔을 때는 뭔가 중요한 까닭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나? 조금전에 말한대로 나는 여러분이 다른 각도에서 끊임 없이 사물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려는 것이다. 좀더 높은 곳에서 보면 세상은 달라져 보이거든.”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아이비리그 대학만을 목표로 했던 학생들은 이러한 키팅 선생의 말이 너무 파격적이어서 처음에는 당황한다. 그들에게 인생의 전부는 아이비리그에 입학한 뒤 부모님이 원하는 의사, 변호사 등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은 키팅 선생의 말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남이 아닌 내가 원하는 인생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키팅 선생은 수업 방식도 독특했다. 키팅 선생은 수업 시간에 갑자기 학생들 4명에게 함께 걸어가게 했다. 처음엔 각자, 따로 걷던 학생들이 옆에 학생들의 의식하며 걸음걸이도 보폭도 서로 맞춰져 함께 걸어가게 됐다. 키팅 선생은 이것을 통해 ‘신념’ 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난 누굴 조롱하려고 여기 온 게 아니다. 일체감의 중요성을 보여주려고 온 거다. 즉,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는 어렵다. 여러분 중, 나라면 다르게 걸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대답하라. 타인의 인정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신념이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로버트 프로스트가 말하길 ‘숲 속의 두갈래길에서 난 왕래가 작은 길을 택했고 그게 날 다르게 만들었다’ 라고 했다. 이제부터 여러분도 나름대로 걷도록 해라. 방향과 방법은 여러분이 마음대로 선택해라. ” 변화는 학생들에게서 부터 시작했다.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살던 닐은 전부터 하고 싶었던 연극 배우에 도전했고 수줍어서 자신의 의사 표현조차 하지 못했던 토드는 자신의 말을 똑바로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된다. 하지만 곧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극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아버지의 억압을 이기지 못한 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학교는 닐이 자살하도록 억압한 아버지 대신 키팅 선생에게 책임을 지우며 학교에서 쫓아낸다. 학교를 떠나게 되며 소설은 마무리 되지만 그것을 두고 비극이라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수업도중 학생들 모두가 책상 위로 올라가 키팅 선생에게 작별 인사를 보내는 것을 통해 그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은 자신의 신념을 가질 줄 아는 당당한 학생으로 변화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인재는 창조적 인간
자유를 외치던 키팅 선생과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해서 의사가 되라고 하던 닐 아버지와의 리더십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랑의 크기로만 따진다면 닐 아버지가 휠씬 클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랑을 표현하고 가르치는 방식이 너무 달랐다. 닐의 아버지는 닐이 의사가돼 높은 지위만 얻게 되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행복의 조건이 사회적 성공에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서라도 명예와 지위 상승만 획득하면 다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닐의 생각은 깡그리 무시한 채 자신이 원하는 데로 아들이 살아주길 원했고,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 반면 키팅 선생이 말하는 행복의 가장 큰 조건은 자유로운 정신이었다. 명령과 억압이 아닌, 자유를 토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창조적으로 이뤄가도록 가르친다. 우리는 인간 본연이 갖고 있는 자유로움과 독립성을 기초로 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잠재력을 키울 수 없다. 닐은 아버지의 방식에서 벗어나 원래 하고 싶던 연극 배우를 하며 느낀 쾌감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세상에서 이렇게 매력적인 일은 없을거야. 나를 이렇게 끌어들이는 일은 없었어. 제 아무리 운이 좋은 사람일지라도 말야. 이처럼 가슴 뛰도록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은 통틀어서 절반도 안돼.” 이러한 닐의 고백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고 싶고 느껴보고 싶은 희망이자 비전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에 비로소 더 큰 능력을 발휘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유로운 정신을 토대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철저하게 고민했을 때 실현된다고 키팅 선생은 말하고 있다.
창의력이라는 것은 이미 남들이 만들어 놓은 정형화된 방법론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더욱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좀 더 넓게 관심있게 세상을 바라봐야 생기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도 모르는 잠재력을 갖고 있어 적절한 계기만 있다면 폭발하듯 터져 나오게 된다. 특히 21세기의 삶 속에서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주는 것에는‘자유’ 라는 열쇠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래 학자 엘빈 토플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래를 이끌고가는 인재는 누구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창조적 인재가 각광받을 것이다. 전문가의 장벽, 기존의 사고의 틀 같은 것을 깨고 넘나드는 인재, 더 열려있고 더 신축적인 인재가 긴요해질 것이다. 관료주의나 기존 시스템에 벗어나 정치 경제 사회를 두루 다 조망할 줄 아는 인재가 필요해질 것이다. 정치인이든, 기업이든 공무원이든 말이다.” 자유로운 정신과 다양한 시각을 보도록 한 키팅 선생. 1980년대 나온 오래 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래를 주도할 창조적 인재를 길러주는 리더를 이미 만난 것이다.
작품 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캐릭터 숀 맥과이어(로빈 윌리엄스_ Robin McLaurin Williams 분)
스스로 완벽보다 완벽한 팀을 위해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은 1998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지금은 최고의 흥행 배우지만 당시에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던 매트 데이먼이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주연으로 출현했다. 영화는 뛰어난 수학 천재이지만 불운한 가정 환경에서 깊은 상처를 입은 채 성장한 윌이 상담 치료사인 숀과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마음의 문을 열고 진정한 우정을 알게 되는가를 담고있다.
공감이 깊은 신뢰를 낳는다
보스톤 남쪽 빈민 거주 지역에서 살고 있는 윌은 정규 교육은 받지 못했고 아버지의 폭력에 의한 깊은 마음의 상처를 묻어 두고 있는 청년이다. 그는 빈민촌에 살고 있는 노동자 계층이 그러하듯 일용직으로 MIT 공대에서 교실 바닥 청소를 하며 살고 있다. 그러다 우연찮게 수학과 교수가 학생들에게 풀어보라고 칠판에 적어 놓은 까다로운 퀴즈를 몰래 풀며 수학과 교수의 눈에 띄게 된다. 수학과 교수는 윌의 존재에 경탄을 마지 않으며 그와 함께 연구하는 것을 제의하나 어느 곳에서도 구속 받기 싫은 윌은 이를 거부한다. 그러다 폭행죄로 철창 신세를 지게된 윌은 어쩔 수 없이 수학 연구와 심리 치료를 받기로 수학 교수와 약속하게 된다. 그렇게 의무적으로 받게 된 심리 치료에서 윌은 상담 치료사 숀을 만난다. 사실 윌은 심리치료 받는 것이 극도로 싫다. 예전에 만났던 치료사들이 요란하고 요사스러운 심리학 이론을 내세우며 윌을 심리학 공식 틀에 짜맞추었기 때문이다. 윌은 지능적으로 상담 치료사를 골탕먹이며 자신의 심리 치료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숀은 달랐다. 숀은 내담자와 상담자가 맺는 ‘Trust(신뢰)’ 를 강조하며 진정으로 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 숀은 신뢰만이 내담자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해 그의 마음을 진정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숀은 윌의 진정한 친구로서 윌의 파괴적으로 공격적인 성격을 안타까워한다. 더구나 숀 자신이 윌과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폭행 당하고 파탄 난 가정이 어떤 상처를 주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계속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 않고 어디서 들은 남의 이야기만 하며 다른 사람과 관계를 두려워하는 윌에게 숀은 그의 어리석음을 깨뜨려준다. “너는 천재다. 그것은 이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인정한다. 하지만, 네가 갖고 있는 지식이란 죽은 지식이다… 중략… 나는 네가 떠들어대는 이야기에 하나도 관심이 없다. 그런 이야기들은 책에 다 나오는 이야기니깐. 그런것들로 부터 ‘너’ 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수가 없다. 나는 너를 알고 싶다. 네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그러기 위해선 나는 네 마음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숀의 진심에 윌은 조금씩 마음이 열리며 자신의 상처들을 하나 둘 내려놓기 시작한다. 윌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혹시나 가까이 갔다가 상처 받을까 두려워하는 겁쟁이다. 서로가 상처받지 않을 만한 거리를 찾으며 고뇌하고 사람들로 자신을 떠나기 전에 먼저 떠나는 버려 자신을 방어를 하는 관계를 반복해 왔다. 그런 악순환 때문에 윌은 끝없는 외톨이로, 또 사회의 아웃사이더로 살아왔다. 숀은 윌의 그러한 아픔을 이해하고 그를 공감하며 그가 가진 아픔을 씻어내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진정한 관계를 맺도록 건강한 마음을 만들어준다.
숀이 윌에게 변화를 줄 수 있었던 것은 윌이 겪은 아픔에 대해 ‘공감’ 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픔이 드러내는 것이 창피하고 두려워 다른 사람과 관계 맺을 줄 모른 윌에게 숀은 신뢰를 바탕으로 그의 마음을 진정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돼 줬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가공된 완벽한 이미지로 살아갈 수 없다. 숀은 ‘스스로’ 완벽하기 보다 ‘서로에게’ 얼마나 완벽한가에 대해 말한다. 리더 역시 마찬가지이다. 숀이 윌에게 해줬던 것처럼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고 남의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리더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완벽한 팀을 이루게 해주지 않을까? 공감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다. 서로에 대한 이해없이 팀을 이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품 쿵후보이 친미
캐릭터 대림사 주지 스님 외
스스로 답을찾게하라
<쿵후보이 친미>는 1985년부터 연재가 시작돼 20년이 넘는 지금까지 사랑 받고 있는 소년 만화다. 우리 나라에는 이미 해적판(불법 유통)으로 들어오기 시작해 ‘용소야’ 라는 제목으로 더 유명하다. <쿵후보이 친미>의 전체적인 내용은 대략 이렇다. 중국 각지의 절들의 총본산인 대림사에 전해 내려오는 예언대로 대림사의 후계자를 뽑게 된다. 예언의 조건에 가장 흡사한 것이 권법 천재 ‘친미’. 이러한 이유로 친미는 대림사 권법 수련을 위해 대림사에 들어오게 되고 그곳에서 많은 스승과 사람들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쿵후보이 친미> 에서는 주인공인 친미가 성장하는데 결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부들이 많이 등장한다. 친미를 가르치는 사부들의 특징은 과제나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한다는 것이다. 대림사에서 만난 첫 번째 스승인 주지 스님부터가 그렇다. 친미를 만난 주지 스님은 친미에게 3일의 시간을 줄 테니 달을 반쪽으로 잘라내라는 과제를 준다. 만약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대림사에서 쫓겨난다는 것. 삼일 밤낮으로 어떻게 달을 쪼갤수 있을까 고민하던 친미는 달이라고 적어놓은 나무를 반으로 쪼개거나 쟁반을 달로 보이게 해 반으로 쪼개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내놓지만 합격하지 못한다. 고민하던 중 친미는 연못에 비친 달을 보게 되고 그것에서 힌트를 얻어 물살을 가르는 연습 끝에 달을 자르는데 성공한다. 또 한번은 친미가 한번이라도 맞게 되면 바로 사망에이르는 ‘독수권’ 을 가진 사람과 대결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피할 수도, 질 수도 없는 망막한 상황에 있는 친미에게 주지 수님은 독수권을 이기는 권법을 알려주기 보다‘ 공포를 버리라’는 힌트만 주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린다. 그 다음으로 만난 스승은 천도선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의 힘을 법을 가르치기 위해 자연을 이용한다. 그가 가르친 첫 번째는 낚시. 무조건적인 힘이 아니라 물살의 흐름을 읽어 물고기를 잡는 것을 보여준 후 친미가 스스로 기술을 터득하게 한다. 친미는 이를 통해 물고기를 잡는 법뿐 아니라 자신의 힘이 아닌 상대방의 힘을 역으로 이용하는 원리까지 깨닫게 된다. 천도선사는 친미가 스스로 깨달았을 때 비로소 친미가 깨달은 바를 다시 설명해준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무조건 힘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해 오는 적의 힘을 이용해 헤치우는 기술도 있다는 것이다. 힘을 누르고 이기려면 상대방의 힘을 유리하게 이용한다.”
문답법 통해 지혜를 배운다
친미가 이렇듯 여러 스승들을 통해 싸움의 기술이 아닌 기술의 원리를 알게 된다. 그 다음은 스스로 적용하고 해결함으로써 가르친 것을 뛰어 넘으며 성장한다. A를 가르치면 A밖에 모르지만 A의 답 의 원리를 알면 A를 포함한 A-1, A-2 등 그 이상의 것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정보는 넘치고 지혜가 부족한 정보화 시대에 너무 많은 것을 알기보다 아는 정보를 어떻게 이용할 줄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러한 지혜는 누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문답법을 통해 최고의 철학자 플라톤을 가르친 것처럼, 진정 조직원의 실력을 키워주는 것은 답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지식은 넘치고 지혜가 부족한 이때에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돕는 자, 상대가 진정한 힘을 키우도록 돕는 자의 역할이야말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리더이다.
라이벌이 아닌, 협력자로 사는 삶
이야기 속에서 탄생한 허구의 인물들은 우리의 현실로부터 멀리 떨어진 가상의 세계를 누비며 대중들에게 대리 충족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실제 우리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무언가 특별함을 가진 주인공이 아닌, 평범하지만 독자(혹은 관객) 자신과 다른 캐릭터들 속에서도 우리는 또 다른 ‘나’ 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이 시각 세계 어디선가 작품 속 이야기처럼 살아가고 있을 듯 한 캐릭터들의 모습에 우리 스스로를 투영시켜보자.
작품 소설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一瞬の風になれ)>
캐릭터 ‘신지’ ‘렌’
함께 뛰는 ‘토끼와 거북이’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두 작곡가에 대한 후세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대체로 많은 이들은 모차르트는 ‘천재’ 의 상징으로, 살리에르는 그런 천재를 동경-시기한 ‘범인(凡人)’ 의 그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두뇌를 가진 자로 알려진 모차르트와 그에게 가진 열등감을 평생 떨쳐버리지 못한 모습으로 역사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간 살리에르, 과연 두 사람의 차이는 ‘재능’ 뿐이었을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궁정악장으로서 그 대우를 받으며 작곡을 했던 살리에르와 어렸을 때부터 ‘연주여행’ 을 하며 ‘먹고 살기 위한’ 음악을 했던 모차르트의 차이를 보면 말이다. 아울러 모차르트가 그린 악보가 살리에르의 그것보다 훨씬 많다는 걸 생각해보면 말이다.
소설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는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 달리는 것이 좋은 신지와 단거리 육상에 천재적 재능을 가진 ‘렌’ 이 주인공이다. 물론 둘 사이의 경쟁이 작품 전체를 통괄하는 주제는 아니다. 오히려 이야기의 중심에는 두 친구의 우정과 협력이 있다. 작품의 소재가 ‘계주(이어달리기)’ 인 것도 그 이유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미래에 그 정도가 깊어질 것으로 보이는 리더십의 한 유형을 발견할 수 있다. 신지의 꿈은 ‘빨라지는 것’ 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더 빨라지는 것’ 이다. 이만큼 명징한 꿈이 또 있을까. 그리고 달리는 그의 눈에는 항상 렌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가 더 빨리 달리고 싶은 건 렌과 함께 달리고 싶어서다. 그를 앞지르고자 함이 아니다. 작가는 작품의 결말에 둘이 함께 달린 400미터 계주 우승은 말하지만, 신지와 렌이 각각의 라인을 달린 200미터 결승 결과는 보여주지 않았다. 렌은 앞서 달리는 것만으로 신지의 목표가 되고, 스승이 된다. 그리고 신지는 렌을 시기하거나 꺾어야 할 라이벌로 여기지 않으며 렌의 레이스를 돕는다. 마치 마라톤의 페이스 메이커처럼. 어느 분야에서나 고독한 운명을 지닌 1인자, 즉 렌은 신지가 있었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육상부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나, 아무리 작은 차이라고 해도 점점 향상 될 거야. 토끼가 될 수는 없겠지만 발 빠른 거북이 될 거야.” 신지가 좋아하는 육상소녀, 다니구치의 말이다. 신지의 마음 역시 그녀와 같으리라. 자만심으로 경기 중 잠에 빠져든 토끼와 성실함으로 경주에서 승리를 거둔 거북이의 우화를 두고, ‘왜 그때 거북이는 토끼를 깨우지 않았는가’ 라는 해석을 본 적이 있다. 거북이가 토끼를 깨웠다면, 결국 경주에서는 패했을 테지만 스스로의 기록은 단축되지 않았을까. 재능을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 능력이 뛰어난 이와 아직 그 능력을 갖추지 못한 이. 미래의 그들은 ‘추월해야 할 대상’ 혹은 ‘경계해야 할 적’ 이 아니다. 함께 발전해가는 협력자여야 한다. ‘인생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인생은, 세계는 이어 달리기 자체다. 배턴을 넘겨서 타인과 연결되어 간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는 작품 속 메시지처럼 말이다.
작품 영화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캐릭터 빌리 엘리어트
오직 하나만을 생각하며 꿈을 키워간다
밤을 세워가며 노력을 하는 것과 열중하다 보니 어느덧 날이 밝아 있는 것은 조금 다르다. 전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지나는 것이고, 후자는 순간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같은 시간이 흘렀을 때, 어느 쪽이 더 큰성취를 이룰 수 있을까. 아니 어떤 사람이 더 행복할까.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 빌리는 그래서 행복한 캐릭터다. ‘이것이 아니면 안된다’ 는 그 무언가를 삶 속에서 일찍 발견했고, 오직 하나 만을 생각하며 꿈을 키워간다. 그리고 작품 속 이야기는 그 ‘행복’ 을 지키기 위한 빌리의 의지와 주변인들의 도움을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빌리’ 라는 캐릭터를 살펴보기 이전에 우선 영화 <빌리 엘리어트>가 갖는 시대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작품은 1984년, 영국의 탄광 마을 중 하나인 던햄 지역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마거릿 대처 총리가 이끌던 영국 보수당 정권이 집권하던 시기, 영국 국민들이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구조 조정의 회오리를 맞은 시기다. 정부와 노동자들이 강하게 대립하던 시절, 그 정도가 깊었던 탄광마을을 배경으로 노동자 계급 가정 속의 발레리노를 꿈꾸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빌리 엘리어트>다. 그럼 작품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꿈을 지켜가고, 또 키워가는 빌리를 만나보기로 하자. 영화의 막이 오르자 권투를 하는 빌리의 모습이 화면을 채운다. 링 위에서 대결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움직임이 어딘가 어색하다. 복서의 풋워크가 아니다. 마치 춤을 추는 듯한 스텝으로 링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다 결국 한 방을 제대로 얻어맞고 다운을 당한다. 같은 강당에서 연습을 하고 있던 발레단 소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말이다. 이후 발레 무용단의 피아노 반주에 스텝을 맞춰 가며 펀치백을 치던 빌리에게 한 소녀가 “같이 안 할래?” 라고 말한다. 그리고 카메라는 다음 장면에서 권투화를 신은 채 발레단에 껴서 함께 스텝을 맞추고 있는 빌리를 비춘다. 아마도 빌리는 자신의 손보다 발이 훨씬 능란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리라. 그날 저녁, 신나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빌리에게 발레 선생님 윌킨스는 말한다. “재밌지 않았었니?” 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것이 ‘꿈의 시작’ 이었으리라. 이후 거리, 계단, 담장…, 어디를 다니든 신나게 춤을 추며 이동하는 빌리의 모습이 잘 말해주고 있다.
날아오르는 한 마리 새가 되다
정부와의 갈등 속에서 매일 파업현장에 나가는 빌리의 아버지와 형은 발레를 하고 싶은 빌리의 마음을 가로막는다. 권투 코치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발레란 여성들만의 운동이었던 것이다. 그들이 아는 ‘남자’ 는 권투나 레스링을 해야하는 것이다. 권투코치로 부터 “너 정말 얼간이 같아 보이는 구나” 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같이 권투를 하던 또래들에게도 홀대를 당하지만 빌리는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왜 발레 동작을 연습하느냐는 친구 마이클의 질문에 당당하게 말한다.
“더 잘하고 싶으니까.”
아버지와의 갈등이 더욱 깊어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빌리는 발레가 지극히 정상적인 운동이며 자신은 조금도 잘못되지 않았음을 강하게 어필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더라도 발레는 빌리가 가진 소중한 재능이자, 또한 꿈이었기 때문이다. 열 한 살의 빌리가 수많은 ‘어른’ 들의 반대에 대항하기에 벅차할 때나, 보통의 노력으로 익힐수 없는 고난이도 동작이 잘되지 않아 괴로워할 때는 윌킨스 선생이 그의 흔들림을 막는다. 그녀는 빌리에게 “과감히 맞서라” 라고, “그렇게 겁나면 하지마!” 라고 소리치며 어린 제자의 꿈을 돕는다.
시간이 흘러 크리스마스 이브, 마이클과 함께 강당에서 춤을 추고 있던 중 마침 그곳을 지나던 아버지와 정면으로 마주치게 된다. 부자는 침묵 속에서 서로의 눈을 보며 마주 서 있다. 이 때 갑자기 빌리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발레에 가진 열정과 소망을 춤으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연습했던 모든 동작들에 혼을 담아 자신의 의지를 아버지 앞에서 표출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아버지는 생각을 바꾼다. 아버지는 자신이 스스로 ‘배신’ 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던 노동조합 탈퇴를 감행하고, 탄광으로 돌아갈 뜻을 내비친다. 빌리의 꿈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형의 강한 만류로 탄광 복귀는 무산됐지만, 아버지는 빌리 어머니의 유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등 아들의 발레 학교 오디션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 간다. 결국 빌리는 꿈을 향한 걸음에 가장 큰 ‘벽’ 이었던 아버지의 반대도 스스로 극복해낸 셈이다. 발레학교 오디션 날, 뛰어난 춤 실력으로 심사위원들의 눈도장을 받았지만, 강한 긴장으로 인해 대기실에서 자신에게 숱한 질문을 쏟아내는 한 학생에게 주먹을 날리는 빌리. 이 때문에 그의 입학에 어두운그림자가 생긴다. 하지만 그는 면접에서 “춤을 출 때 어떤 기분이 들죠?” 란 질문에 인상깊은 대답을 하고, 합격을 이룬다.
“그냥 기분이 좋아요.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만 한번 시작하면 모든 걸 잊게 되고, 또, 사라져버려요. 내 몸 전체가 변하는 것 같아요 …(중략)… 난 그저 한 마리의 새가 되죠. 마치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기분이죠.”
몇 년후, 빌리는 ‘백조의 호수’ 공연 속에서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한 마리 새가 되어 있다. 아마도 그 동안 그는, 수없이 많은 아침을 춤추는 시간 속에서 맞이했을 것이다.
작품: 만화 <시마과장>
캐릭터: 시마 코사쿠
개인보다 전체를 생각하는 리더
작년 5월, 일본의 주요 일간지 <니혼게이자이> <요미우리> 등은 하츠시바 고요 홀딩스의 새로운 사장으로 시마 코사쿠가 취임한 기사를 실었다. 1983년, <시마주임>으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시마가 25년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평범한 공채 사원으로 출발해 주임, 과장, 부장, 이사, 상무, 전무를 거쳐 사장이 된 그를 두고 일본은 물론 우리 나라에서도 이슈가 됐다. 물론 시마 코사쿠와 그가 입사한 하츠시바 전산은 작가 히로카네 겐시(Hirokane Kensi)가 만들어낸 허구다. 시마는 일본인이 가장 원하는 모습의 샐러리맨으로, 특히 단카이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작품 속에서 그려진다. 즉, 전후 베이비붐 세대이자, 1960~197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한 전공투 세대로서 대학 졸업 후 기업에 입사해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낸 전형적인 ‘기업형인간’ 인 것이다.
작가 히로카네는 시마 코사쿠와 같은 인물이 일본 사회를 경영해야 한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개인보다 전체를, 특수성보다 보편 타당성을 우선 시함으로써 국가가 발전하고, 회사가 이익을 내고, 그것이 곧 회사를 위해 일하는 개인에게 행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물론 시마는 20세기에 이미 중년의 나이였고, 작가 히로카네 역시 1947년 생이니 오늘날의 일본과는 그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새로운 직책을 가질 때마다 작품은 새로운 시리즈로 엮어져 있지만, 이 장에서는 가장 많은 에피소드가 담긴, 또한 샐러리맨으로서의 시마가 가장 구체적으로 표현된<시마 과장> 을 중심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그 번역본이 출간되지 않은 상태지만, 시마는 사장직을 맡고 있으니 그의 지난 날이라고 봐도 좋겠다.
스스로 개척해가는 ‘운명’
우선 시마 코사쿠 과장은 자기관리가 뛰어나다. 과장에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갑자기 뉴욕 지사로 발령을 받게 되는데 이미 어학원을 통해 영어 회화에 관해서는 준비가 끝난 상태였다. 대부분의 신세대 샐러리맨들이 해외 발령을 거부하던 당시, 단기간이라도 해외 근무 경험이 향후 승진에 있어 빼놓아선 안 될 자격임을 생각하고 준비를 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뉴욕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는 체력과 건강을 위해 아침마다 한 시간씩 조깅을 한다. ‘미국인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회사에 출근하기 전 1시간을 몸을 단련하는 데에 소비한다. 비만한 사람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회사의 고위직에 오를 수 없다는 풍조가 만연되고 있다니…, 결국 자기 자신을 관리할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이겠지만….’ 자유로운 사회일수록 개인이 스스로 관리해야 할 영역은 늘어나는 것, 그것이 시마과장이 뉴욕에서 체감한 진리였다.
또한 그는 사내에서 어느 파벌에도 속해 있지 않다. 당장의 이익을 쫓아, 이른바 ‘라인’ 에 들어가거나 상사에게 아부하지 않는 것이다. 기업 내에서 파벌에 속해 있다는 건, 잘 되면 고속 승진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좌천을 부른다는 것을 작품은 말하고 있는데, 어느 쪽이나 개인의 의지보다 파벌 전체의 ‘힘’ 에 의한 결과인 셈이다. 즉 시마는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속한 파벌이 무너지면 함께 추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의 파벌에 속해있지 않다는 것은 특별한 적이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체와 유순한 관계를 이어가는지, 혹은 ‘박쥐’ 같은 취급을 받는 지는 그 개인에게 달렸지만 말이다. ‘무(無) 파벌’은 시마의 신념을 더욱 부각 시키기도 한다. 한 에피소드를 보면, 파벌간의 싸움의 중간에 있는 시마가 한 상사의 지시대로 움직인 것이 한 쪽 파벌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게 된다. 때문에 사례금을 제시받게 되지만 그는 거절한다. 그리고 독백한다.
‘처음으로 상부에 거역했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후회는 없다.’
물론 시마에게 지시를 내린 상사도 그 행위가 약점이 돼 시마를 해고하거나 좌천시키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마 과장이 독불장군형인 것도 아니다. 그는 중간관리자의 입장에서 모든 의견을 충분히 듣고 조정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보여주는 등 이점에서 ‘화(和)’ 를 중요시 하는 일본인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끝으로 샐러리맨 시마 코사쿠의 가장 큰 특징은 어느 위치에 있건 그는 회사를 위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CEO가 되고자 한 야망이 있었던 것도, 더 좋은 조건의 타사로의 이직을 생각하는 욕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는 사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항상 ‘○○답게’ 일했다. 사원답게, 과장답게, 전무답게…, 사장 취임식에서도 21세기의 사장답게 ‘싱크 글로벌(Think Global)’ 을 외쳤던 것처럼 말이다. 가상 세계 속 인물이라도, 기업 문화가 다른 타국의 샐러리맨이라도 배워야 할 부분이다. 미래는 보다 개인을 중심으로 흘러갈 전망이지만 어쩌면 그렇기에 개인보다는 단체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이가, 조직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줄 아는 이가 존경 받을 세상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서번트 리더십
2천 5백 여년 전, 중국의 장군 손무가 쓴<손자병법> 이 오늘 날에도 군대를 비롯한 각 조직의 전략에 유용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불변하는 인간과 조직의 보편성이고, 다른 하나는 반복, 즉 전략, 전술도 역사도 결국 ‘돌고 돈다’ 는 것이다.
작품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캐릭터 6학년 담임 선생님
따뜻하지 않은 서번트 리더십
전 세계에 걸쳐, 분야를 막론하고 서번트 리더십의 중요성이 대두된 건 최근의 일이 아니다. 조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그들 스스로가 능력을 키워가고 또 발휘해가게 끔 이끄는 서번트 리더십은 ‘명령’ ‘통제’ 등으로 상징되는 카리스마 리더십과 대조되며 점차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번트 리더십’ 하면 떠오르는 건 ‘경청’ ‘위임’ ‘헌신’ 등이다. 앞에서 이끌기보다 뒤에서 밀어주는, 호통과 체벌보다 격려와 후원으로 조직원들을 이끄는 것이 서번트 리더인 것이다. 하지만 조직의 성격에 따라 호통과 체벌이 더 어울리는 곳도 있게 마련, 그곳에서 발휘되는 서번트 리더십은 어떤 모습일까.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에 등장하는 6학년 담임 선생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서번트 리더십’ 을 살펴보자. 젊은 이유로 아직 경험은 많지 않지만 유능한 성실함이 인정돼 입시반 담임으로 발탁된 그는, 엄석대의 어긋난 리더십으로 인해 부조리함이 만연했던 학급을 바로잡는다. 체벌이 주는 효과를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학생들 스스로 부조리에 맞서 싸우도록하는 리더십으로 말이다. 5학년 담임 선생님은 눈먼 신임으로 엄석대의 폭력과 부조리에 힘을 실어줬다. 이는 학급에서 유일하게 상식적이고 민주적인 생각을 갖고 불합리성에 대항한 주인공 ‘나’ 가 결국에는 눈물을 흘리며 항복을 하는 것으로 까지 이어졌다. 물론 담임 선생님의 엄석대를 향한 신뢰는 그의 반이 다른 어느 반보다 모범적이었고, 선생으로서 가져야 할 스스로의 역할을 엄석대가 모두 대행해 주었기 때문이었겠지만 말이다. 6학년 담임 선생님은 부임하자마자 반의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예민한 감각으로 반 아이들이 무언가에 구속돼 있다는 것을 감지한 것이다. 이내 치러진 급장 선거에서 엄석대가 총 61표 중 59표로 당선되자 선거를 다시 치르게 하고, 또 51표로 같은 결과가 나오자 그는 엄석대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선생님은 엄석대는 전교 1등을 했지만 그 외 전교 10등 안에 든 학생이 아무도 없는 걸 계기로 엄석대의 ‘비밀’ 을 밝혀낸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방식이다. 그는 아무것도 명백하게 밝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엄석대를 불러내 체벌을 가한다. 매의 끝이 갈라지고 조각이 떨어져나갈 만큼 모진 매질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엄석대도 매를 맞는다는 ‘충격’ 을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전까지 자신의 모든 야비한 행동을 부인하기만 했던 엄석대로부터 잘못 했다는 말을 이끌어낸다.
이어 선생님은 그때까지 시험을 치를 때마다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다른 이름을 써 낸 학생들을 불러 누구와 시험 점수를 바꿨는지를 묻는다. 물론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선생님에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직접 그 이름을 밝히는 것이다. 그리고 “엄석대 입니다” 라고 고백한 학생들에게도 모진 매질을 시작한다. ‘불의에 굴복하고도 분노하지 않은 죄’ 때문이다.
결국 엄석대는 학교를 뛰쳐나가고, 이후 학생들에게 보복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때도 선생님의 리더십은 남다르다. 한명씩 잔혹하게 보복을 가하는 엄석대로부터 피해 입은 학생들을 강한 체벌을 동반해 엄하게 꾸짖는다. 폭력에 피해 입은 학생들을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그 폭력에 맞서 싸우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즉 그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이가 아닌,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정신을 주입시키는 서번트 리더지만 그 방식은 결코 ‘따뜻하지’ 않은 셈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새로운 ‘카리스마 리더십’ 이라고도할 수 있겠다.
결국 엄석대와 정면대결을 벌여 승리한 다섯 명의 학우들, 선생님은 그들에게 케네디의 <용기 있는 사람들> 이란 책을 나눠주며, 모두가 부러워할 만큼 그들을 추켜 세운다. 이후 학급 내에 만연했던 부조리가 사라지고, 학생들이 자유와 합리성을 되찾았음은 물론이다.
작품 영화 <실미도>
캐릭터 최재현 준위
미래는 더욱 강한 단결력 필요로해
리더의 삶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 선택 하나하나에 조직의 걸음은 그 방향을 달리한다. ‘조직은 곧 리더’ 라는 말이 그래서 있는 것이다. 때문에 리더는 언제나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영화 <실미도>는 잘 알려진 영화다. 우리나라 최초 1천만 관객 동원 작품으로 30여 년간 묻혀 있던 ‘실미도 사건’ 을 끄집어 내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성공을 했다. 이 장에서는 작품 속에서 인상 깊게 등장하는 684부대 총지휘관, 최재현 준위의 캐릭터성과 리더십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그는 전형적인 군인이다. 명령과 규율을 무엇보다 중요시하고, 품위와 언행에서도 바른 모습만을 보여준다. 물론 군인으로서의 모습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건, 어떠한 상황에서도 개인보다 전체를 우선한다는 것이다. 그는 684부대 장교, 기간병, 훈련병을 막론, 누구와도 지휘관-부하, 혹은 개인과 개인 관계를 떠나 ‘하나’ 라는 점을 보여준다. 최 준위의 전체주의를 잘 드러내는 에피소드가 있다. 북파를 목적으로 양성되고 있는 훈련병들이 실전처럼 줄을 타고 계곡을 건너는 훈련을 하고 있을 때, 한 훈련병이 구토 증상을 일으키며 그가 속한 조원들의 전진을 멈춘다. 이때 조장 강인찬은 줄에 매달리라고 소리치고, 다른 조원들이 무사히 계곡을 건너지만 결국 그 훈련병은 팔에 힘이 빠져 추락하고 사망한다. 이에 대해 최재현 준위는 말한다.
“훌륭한 선택이었다. 한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지체했다면 모두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똑같은 상황이 생기면 오늘의 선택을 기억해라.”
조직원들은 모두 ‘동반자’
리더가 짊어져야 할 ‘선택’ 이라는 운명 속에는 유혹도 있게 마련이다. 특히 조직 전체가 아닌 리더 개인에게만 유리한 선택의 기로에 설 때가 있다. 최 준위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다. 684부대 창설과 관련한 인사들이 모두 교체되고, 남북간의 분위기가 ‘대치’ 에서 ‘화해’ 로 바뀌면서, 그는 중앙 정보부로부터 684부대 훈련병 전원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 것이다. “이번 일 잘 마무리하시면 앞길이 쭉 뻗을 것” 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최 준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반발한다.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은 전투력을 가진 훈련병들을 정식 군인으로 인정해 베트남전에 파병시키자는 제안도 묵살 당한다. 이에 중앙 정보부는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시 국가가 직접 훈련병은 물론 장교와 기간병까지 모두 사살하겠다고 경고한다. 실미도의 모든 군인들은 같은 임무를 지령 받은 한 팀이다. 이 중 일부가 살아남기 위해서 일부가 희생돼야 하는 상황, 조직의 리더로서 최 준위는 궁지에 빠진다.
“내 새끼들을 내 손으로 어떻게 죽여!”
최 준위는 그들과 운명을 같이 한다.“ 너희와 목숨을 건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다” 고 말하면서 말이다. 결국 그는 기간병뿐만 아니라 훈련병들에게도 모든 사실을 알린다. 그에게는 ‘같은 조직 속 모든 이들은 공평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 같은 운명을 지닌 ‘동반자’ 이므로. 최 준위가 자신의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면서까지 지킨 리더로서의 책임은, 조직의 일부를 살리기 위해 다른 일부를 희생시키지 않은 점이다. 물론 이는 작품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어려운 문제다. 특히 작품 속에서는, 마치 모두 같이 생존할 수 없다면 서로 싸워서 이긴 쪽이 살아남는 형태로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모두의 목숨’ 을 위해 싸웠고, 조직의 ‘패배’ 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조직의 단결성은 그 조직의 건강한 정도를 알 수 있는 척도다. 특히 조직이 어려울 때는 더 강한 단결성을 필요로 한다.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고통을 분담해 함께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가장 명심하고 실천해야 하는 건, 조직과 생사를 같이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고 있는 리더이다.
작품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캐릭터 손병호
의지의 한계를 극복시키는 코치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의 작가 이현세 화백은, 책의 서문을 통해 “작품의 모든 이미지는 두 마디로 설명된다. ‘네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와 ‘강한 것은 아름답다’ 가 그것이다” 고 밝힌바 있다. 한 여성을 향한 주인공의 순애보와 더 강해지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 이장에서는 후자를 이끈, ‘6인의 사자(死者)들’ 에게 ‘죽음’ 을 경험하게 했던 외인 구단의 수장, 손병호 감독의 리더십을 살펴보고자 한다. 작품 <공포의 외인구단> 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치명적인 ‘불구’ 를 지닌 6명의 선수들이 지옥훈련을 통해 ‘전승우승’ 을 목표로 할 만큼의 실력으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의 실패자들이 강자로 거듭나는 과정과 강자가 된 이후 그 ‘아름다운’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는 시간 속, 외인 구단의 손병호 감독은 일관된 하나의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강해져야 하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 ‘강함’ 은 ‘힘’ 이자 ‘자유’ 이며 ‘행복’ 을 의미한다. 그는 외인 구단의 강한 모습을 전 국민에게 인식 시킴으로써 강해져야 세계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작품은 ‘우리나라 여객기가 소련의 미사일을 맞았을 때, 나약하게 미국이나 일본의 눈치를 보고 있진 않겠다’ 가 말하듯 우리의 주체 의식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손병호 감독이 외인구단을 조직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있다. 이는 미래형 리더십 모델 중 하나로 그를 제시하는 이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바로 친구의 아들, ‘최관’ 과의 만남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에 재능을 보여 온 재일동포 최관은, 일본인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오기로 고교 시절까지 에이스 투수와 4번 타자를 동시에 맡을만큼 야구 실력을 키웠다. 하지만 고교를 졸업할 무렵 그는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찾아갔다가 철근 더미에 깔려 한쪽 팔을 잃게 된다. 그리고 일년 후, 최관은 손병호를 찾아온다. 한쪽 팔로 야구를 하는 훈련을 했지만, 한계를 느낀 것이다. 그래서 손병호에게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훈련을 부탁한다. 최관은 한쪽 팔로 평생을 무능력하게 살아가기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 죽겠다고 한다.
손병호 : 그런 각오라면 굳이 내가 필요 없겠는데!
최관 : 아닙니다. 저도 아직은 어쩔 수 없는 인간입니다. 시작할 때 아무리 비장한 각오로 덤빈다고 해도 도중에 고통이 심하면 포기하게 됩니다. 포기하지 않도록 뒤에서 채찍질해줄 엄한 코치가 전 필요합니다. 그러다 죽어도 선생님을 원망 않겠습니다!
정신력의 힘은 무한하다
인간이기 때문에, 나약해질 수 있기에, 구속하고 통제해 줄 스승, 손병호는 그런 리더의 모습으로 최관을 비롯한 여섯 명의 실패한 선수들을 훈련시킨다. 그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철각반을 발에 묶어 무인도에 감금하고, ‘반드시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고, 죽을 각오로 덤비면 살것이다’ 를 외치며 그들의 정신력을 강화시킨다. 물론 여섯 명의 선수들 중 누구도 타의로 그의 훈련을 받는 이는 없다. 모두 자신이 선택한 구속 속에서 강한 스스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인간의 이성은 때로, 본능에 여지없이 무너진다. 몹시 피곤한 아침, 도저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할 때가 있는 것처럼 인간 본연의 욕구로부터 발생되는 ‘유혹’ 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극복해내기 어려울 때가 있는 것이다. 손병호는 그래서 선수들의 정신을 훈련시킨다.
“정신력의 힘은 무한해서 관이 같은 정신력이라면 하나의 팔을 잃고 새로운 팔 두개를 얻은 것과 견줄 수 있다.”
그들의 훈련은 상상을 초월한다. 가만히 서 있으면 피부가 화상을 입는다는 이유로 땀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백사장을 달리고, 염전에 들어가 채찍을 맞으며 뒹굴고, 맨손으로 절벽을 오르다 떨어지기를 반복하고, 줄 하나에 의지해 절벽과 절벽 사이를이동한다. 모두 ‘살기 위해 목숨을 건’ 훈련이다. 고통을 견뎌내는 인간의 힘에도 한계가 있는 것일까. 무인도의 선수들은 극한의 훈련을 시작한 지 일 년 정도 지났을 때 식량을 운반해 온 뗏목을 타고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선수들은 자기 자신을 생각한다. 그리고 이대로 다시 돌아가봤자, 자신들은 실패자로서의 예전 모습으로부터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결국 모두의 자의로다시 무인도로 뗏목을 돌리고, 훈련을 시작한지 2년 6개월이 지난 후, 선수 전원은 그 해 프로야구 최고 연봉을 지급받고, 외인 구단이 속한 서부 구단은 50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다. 개인의 의지가 완벽하다면 구속도 명령도 필요 없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갖는 한계에 부딪혔을 때, 신뢰할 수 있는 리더의 통제는 개인의 나약해짐을 막는다. - 외인 구단원들 역시 그들만의 자율 훈련에서는 모두가 ‘엄청 편한 훈련을 했음’ 을 인정하는 장면도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 손병호와 같은 엄격한 리더는, 그래서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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